전라남도 해남이 낳은 민족시인 김남주(1946-1994)님이 다산의 농지개혁법인 “전론(田論)을 읽으며...”라는 주제로 쓴 시(詩)에서 다산을 부르짖고 있는 구절이다.
시인은 남북이 분단된 1953년 이후 이 땅의 시인과 예술가중 가장 ‘실천적’이었고 또 혁명가이자 시인으로 군부독재에 맞서 강인한 문학적 실천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 받고 있으며 현대적 의미를 조명하는 작업도 활발하다. 시인은 1979년 대한민국 유신시절 민주화운동과 관련되어 최대 공안 사건인 남민전 사건(南民戰事件)으로 15년 형 선고를 받고 9년째 복역 중 1988년 12월 가석방으로 출옥 후 1994년 옥중에서 얻은 췌장암으로 사망하였다.
다산이여, 다산이여!(다산의 전론(田論)을 읽으며…)
200년 전 그대는 한 왕조의 치욕으로 태어나
조선의 자랑으로 살아 있습니다.
가슴속 피 속에 살아 흐르고 있습니다.
귀양살이 18년 혹한 속에서도 그대는 만권의 책 탑으로 쌓아놓고 고금동서 두루두루 살피셨습니다.
그 위에 다시 압권을 저술하여
한시대의 거봉으로 우뚝 솟아 있습니다.
나라걱정 백성사랑 꿈엔들 한시라도 잊으신 적 있었으리요마는
때로는 탁한 세상 하 답답하여
탐진강 강물에 붓대를 휘 저었습니다.
애절양이여 애절양이여 애절양이여
그러나 어떤가요 그후 200년 지금은 여전히 농민은 토지로 밭을 삼아 땀 쏟아 일구고 여전히 벼슬아치는 백성을 밭으로 삼아 등짝을 벗겨 먹고 있으니
한시대의 굴욕으로 태어나
식민지 감옥에서 15년을 죽고 있는 나는
책 한권 책답게 볼 수 없고
글 한줄 적어둘 종이 하나 없습니다.
흙 한줌 사랑으로 만질 수 없고
햇살인들 한줄기 쬐일 수 있겠습니까
아 다산이여 다산이여
그대 어둔 밤 조국의 별로 빛나지 않는다면 내 심사 이 밤에 얼마나 황량하리오
어느 세월 밝은 세상 있어 그대 전론(田論)을 펴고
주린 백성 토지 위에 살찌게 하리오.
- 민족 시인 김남주 (전론(田論)을 읽으며…)
시인은 1988년까지 쓴 510편의 시 중 360여 편을 감방에서 9년 3개월 동안 썼다.
그의 시는 80년대 정치적인 탄압 때문에 잡지나 시집으로 나오기 전에 지하 출판물을 통해 독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의 시는 그 시절 독재와 싸우는 무기였고 한편으로 자기 자신과 일상에 안주하여 부정과 불의를 눈감으려는 소시민적 태도에 가해진 날카로운 채찍이었다.
그의 시는 현실적이고 개혁적으로 외세에 의한 분단과 의존적인 정치권력에 의한 민중의 억압과 착취, 그리고 그에 대한 저항을 주제로 하였다. 시인이 부르짖은 “다산이여 다산이여” 외침의 소리는 다산이 시련과 고난 속에서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 일하고자 했건만 조선의 땅끝마을 강진으로 유배 당한 것이나, 시인이 유신의 독재를 끝내고자 민주화 운동을 하다 감옥에서 햇빛조차도 구경 할 수 없고 시를 쓸 종이 한 장도 구할 수 없음이 너무나 처절하였던 것이다.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서민들은 일상의 토지로 밭을 삼아 땀 흘려 일구고 있는데 여전히 부패한 벼슬아치와 기득권 세력들은 서민을 밭으로 삼아 등짝을 벗겨 먹고 있으니 이 어찌 다산을 부르짖지 아니할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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