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4일 다산과의 인연을 계기로 다산박물관에 2년 임기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직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다산 선생께서 18년의 유배가 풀리는 해배 명령서를 받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이곳에서의 2년의 시간을 정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쁨과 아쉬움과 미련은 똑같지 않았을까 싶다.
다산 선생은 기약 없는 시련과 고난의 어두운 터널을 18년 동안 걸어왔기에 해배 명령서를 받는 순간 너무나 반가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나의 2년의 임기만료가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이제는 조직이 아닌 나의 공간에서 나의 삶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다산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동안의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마지막이라지만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그동안 다산정신의 현대적 계승발전을 위하여 추진했던 다산미래원 건립추진을 위해서 국회와 중앙정부를 뛰어다니며 호소하며 매달렸던 일이며, 한 여름 50여명의 방송 스탶들과 함께 다산 선생의 흔적을 되새겨 보자며 다산초당 현장에서 최초로 “KBS역사 저널 그날”을 녹화 방송했던 일, 다산정신의 계승과 현대적 해석을 통한 미래 대한민국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국회 다산 세미나” 등등, 2년의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그 가운데 다산의 위대한 정신과 사상을 접하며 독서를 통해서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는 멍석을 마련한 것은 새로운 인생여정의 멍석이 되었다. 다산이 강진에 도착하여 맨 처음 깔고 있었던 사의재의 멍석은 못될망정 심부름꾼으로서 멍석은 될듯하다.
국민의 방송에서 인생 2막을 마치고 인생3막의 여정에서 다산 선생과의 인연은 정말 큰 축복이었다. 왜냐면 인생 3막의 새로운 이정표를 “다산심부름꾼”으로 다산의 정신을 실천하는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2년 동안 보고, 듣고, 찾으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다산이 그렇게 간절히 바랐던 실학정신 즉, 학문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서 나라와 백성들에게 유익한 학문이 되도록 하라고 했던 것들이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목민심서이다. 목민심서는 다산이 자신의 목민관 생활에서 경험하고 강진 유배현장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굶주리고 배고픈 백성들을 위해서 목민관들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상세하게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써 논 매뉴얼이다. 우리가 전자제품을 사면 맨 먼저 매뉴얼을 보고 사용하듯이 매뉴얼은 매우 소중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지금까지도 목민심서는 어려운 고전 속의 일표이서로만 알고 있다. 물론 200여년 전의 매뉴얼이 맞겠냐고 하겠지만 그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배우고, 익히고, 보완해 왔다면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국가 지도자, 정치가, 고위공직자들의 추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산은 목민심서 서문에서 “서민들은 피폐하고 곤궁하게 되었으며 병에 걸려 줄지어 쓰러져서 구렁을 메우는데, 목민관이라는 자들은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신만 살찌우고 있다”라고 쓰고 있다. 200여년이 지났지만 형태만 다를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는 측면에서 목민심서는 다산의 위민정신을 다시금 되새겨 봐야 할 매뉴얼이다.
이제 이곳에서의 마지막 생활을 뒤로 하고 다산의 향기를 몸에 바르고 새로운 나의 삶의 설계도를 디자인하고자 한다. 전문직으로 다산을 연구한 학자가 아닌 심부름꾼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다산의 뜻일 것이다. 다산심부름꾼으로 다산 선생께서 다산초당에서 꾼 꿈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을 실현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나의 앞으로의 사명으로 생각한다.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다산과 함께한 2년의 시간을 소중하게 가꾸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면서 다산정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하여 우리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문이 되도록 실천적 측면에서 다산정신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 매진하고자 한다. 다산정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코자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다산 선생이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행함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의 꿈을 실현해가는 것이 다산심부름꾼의 역할과 사명이라 생각한다. 이제 다산과의 인연을 일생의 인연으로 맺어가면서 마지막이 아닌 새로움을 약속하는 희망의 기회가 되도록 하고자 한다.
다산의 위대한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대한민국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산심부름꾼으로 다산 선생이 초당에서 꿈꾸었던 그 꿈을 실현해가는 다산심부름꾼으로 새로운 인생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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