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쇠와 열쇠

  • 동주 윤 창 근



  • 요즘은 걸쇠를 쓰는 일이 썩 없다.
    옛날에는 대문의 빗장이나 빗장 위의 곳에 ‘ㄱ’자 모양이나 ‘U’자 또는 ‘O’ 모양으로써 바람이나 아이들에 의해서 열리지 않게 걸어 놓은 것을 말한다.
    반면에 열쇠는 자물쇠(열쇠통)를 열리게 하는 잠금장치이다. 일종의 키(key)이며 여러 형태의 풀어내는 도구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풍금이나 피아노의 건반(鍵盤)처럼 쉽게 열리고 닫히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참아야 할일도 많고 묵인(默認)하고 넘어가야 할 경우도 많지만 그 즉시 풀어야 만이 되는 사안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지 못해서 싸우고 등 돌리며 법정에 가고 평생을 원수(怨讐)를 삼고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는 것이다. 즉 마음의 키(key)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사뭇 닫기만 하고 잠그며 열쇠조차도 강물에 던져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곧 양보(讓步)나 이해심(理解心)이 전혀 없어서 가족이나 이웃 동료들이 접근조차도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소한 걸쇠 정도나 걸어놓고 식구들이나 형제 자녀들도 필요할 때는 수시로 드나들게 하고 살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 아니면 안 돼!” 라고만 해대면 대화나 만남 자체가 끊긴 것이다. 대게 다 알지를 못하면서 건성으로 듣고 자기만의 이기적인 판단을 해서 남을 근심에만 쌓여서 살아가게 하는 반식자우환(半識者憂患)인 일을 아주 그르치고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
    곧 반신반의(半信半疑)인 것이다. 마음 속에다 항상 열쇠나 걸쇠를 걸어놓고 살지 않고, 그냥 오픈(Open)해서 우선 상대방을 편하게 대하여서 대화가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설령 닫혀 지기만 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오프너(Opener)를 장착하여 병따개처럼 열어가는 마음을 갖어야 만이 사회성(社會性) 자체가 길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남이 하는 방법은 아니고 내 방법만 고집을 하다보면 평생 동안 할 것이나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게 되는 것이니까. 나이 관계없이 자승지벽(自勝之癖) 즉 자기가 남보다 훨씬 나은 줄로만 여기는 버릇만이라도 고쳐보는 것이 걸쇠·열쇠를 던져버리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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