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과 멍절



  • 동주 윤 창 근

  • 정유년의 명절(名節)인 추석(秋夕)이 긴 휴가 속에 넘어갔다.
    도로나 해로, 항로가 뻑뻑하게 막힐 정도로 이동 귀성객, 여행객들이 한껏 분위기를 들추겼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외로움, 원망(怨望), 질시(嫉視), 분함을 못 참고 울화통이 멎을 길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필자가 70여생을 살아오면서 주위의 사람들이, 전쟁 때 가족을 잃고 어렵게 살다가, 명절이 오면 더 고통(苦痛)을 느낀다고 했고, 그 후로는 이산가족(離散家族)역시도 “명절이 제일 싫다!”고 하더니만, 지금은 탈북인, 다문화 가족들이 제일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이런 고충들을 알아주며 조심스럽게 행동을 해가야 하는 생각이다. 어제는, 다문화 가정의 본인이 시어머니와 남편을 따라 내방(來訪)했다. 잠이 오지 않고, 괜히 눈물이 나며, 먹지를 못하겠다는 소견(所見)이다.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추석명절이라고 전통적인 풍속으로 형제들을 만나고, 부모를 뵈며 성묘(省墓)까지 하는데 “나는 먼 곳까지 와서 뭐냐?”하는 마음이 들게 한 것이 원인이다.
    그래서, 혹시 명절이 돌아와서 부터냐고 물으니, 중국발음으로 “멍절이 와서―”하는 것이다. 그렇다. 가슴에 멍이 들어있는 것이다. 명절이라고 이 나라는 9일 휴가도 모자라서 임시휴일까지 만들어 가며 즐기는데, 나는 본국(本國)의 부모형제들과 몇 년씩 못 만나고 있으니, 마음의 병이 들지 않겠느냐다.
    비록,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크게 도움은 못줄망정 비하(卑下)하고, 소외(疏外)감을 갖게 하며, 자못 경계심(警戒心)이나 부추기고, 이반(離叛)되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좋아서 왔는데, ‘한국인은 건방지다’, ‘이기주의자다’, ‘제멋대로의 민족이다’라는 말은 듣지 않게 살자. 더구나 선거를 앞두면, 더욱 상대방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약점(弱點)을 들춰 내는데, 그것도 우리의 국민성을 보여주는 것들이라, 자제(自制)해야 한다고 본다.
    한번, 시꺼멓게 멍든 가슴은 삭힐 수가 없다는 것도 가슴에 새기며,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살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바꿔볼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인들의 위치가 아니겠는가?
    각박(刻薄)해져만 가는 감성(感性)을 누그려트려, 서로를 아끼고 부추겨가는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들어와 몇 십 년, 아니 평생을 한국인만 바라보고 사는 모든 타 국민들의 가슴을, 활기와 만족(滿足)만으로 꽉 메워주는 한국인이 되어 가기를 바라면서, 엊그제의 탈북인 젊은 여자분 아니 동족인(同族人)에게도 더 큰 사랑을 안겨주어서 큰 긍지(矜持)로 살게 주위를 돌아보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는 마음이 멍들지 않는 명절이 되지 않게 노력하자는 말이다. 국제시대에 걸맞게 살아가려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우를 범하지 않고 살아가보자./정유년  추석뒷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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