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터줏대감 - 대흥관

  •  오랜 세월 동안 익혀 온 손맛이 어찌 하루 이틀 귀동냥으로 흉내 낼 수 있는 것일까? 시어머니의 손맛을 깨우치는 데 시어머니만큼의 나이를 먹어야 알게 됐다는 며느리에 이어 며느리가 대를 이은 대흥관에서 우리의 옛맛과 멋, 강진의 음식문화를 읽어 본다./편집자주


    ■75년 역사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맛
    -대흥관에서 3대로 풀어내는 음식이야기 

     

    강진읍 동성리 천지세무회계법인 앞에 가면 3대째 75년 동안 운영해 오고 있는 유명한 음식점이 있다.
    3대째라고 다 같은 대물림이 아닌 대흥관(대표 김현서.69)에는 75년 역사만큼 다양한 이야기와 더불어 특별한 음식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김현서 대표가 시집오던 1971년부터 시작된 대흥관과의 인연은 시어머니에 이어 자신의 며느리를 연결하고 있는 단단한 끈이 되고 있다.
    현재 대흥관 건물은 2003년 불의의 화제로 집이 전소돼 옛날 집터에 그대로 신축된 것이다. 생사고락을 같이 해왔던 남편(고 한용길)이 8년 전 세상을 떠나고 김 대표는 작은 아들 내외와 대흥관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김 대표가 시집을 오던 1971년에 시어머니는 지금의 장소에서 닭곰탕(지금의 삼계탕)과 복탕, 보양탕을 주 메뉴로 대흥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당시 닭곰탕은 큰 시골닭을 양은냄비에 삶아 찢어 죽을 끓여내는 음식으로 지금의 삼계탕과 같은 맥락으로 몸이 허하거나 특별식이 먹고 싶을때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처럼 음식점 메뉴가 다양하지 않았을 무렵이어서 닭곰탕은 여름철 보양식으로 보양탕과 더불어 대흥관의 인기있는 계절메뉴로 큰 명성을 얻게 됐다.
    특히 대흥관에서는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때부터 시어머니만이 아는 손맛으로 일에 지친 손님들의 건강을 책임졌던 보양탕이 유명세를 떨치면서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대흥관에서 특별히 뽑아내는 육수를 이용해 아무런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시원한 국물에 싱싱한 생물 복을 넣어 끓이는 복탕으로 명성을 떨치며 보양탕과 함께 두고두고 대흥관의 트레이드마크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시어머니에서 며느리로 이어지는 손맛과 그 역사에 서린 품격은 대흥관이 써온 오랜 시간동안의 음식 이야기와 맞물리며 지역사회의 터줏대감으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대흥관의 면면을 지키며 가르키고 함께했던 시어머니가 작고하자 김 대표는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음식개발에 몰두했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아구요리다.
    그때는 아구요리가 흔하지 않는 시절이었고 먹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아구요리를 잘한다는 곳에 가서 먹어보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는 시행착오를 거쳐 강진 대흥관 아구요리의 시작이자 지역사회 명물로 알려지기 시작한다.
    대흥관에서는 아구탕, 아구찜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것을 원칙으로 세워 놓고 있다. 그래서 완도나 목포 등지에서 생아구를 직접 구입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념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시어머니도 모른다는 대흥관만의 오랜 비법 육수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구탕이 보글보글 끓게 되면 깨끗하게 손질된 미나리를 넣고 뚜껑을 닫고 살짝 데쳐지면 김 대표가 직접 만든 수제 초장에 찍어 먹으면 금상첨화, 매콤한 소스와 미더덕, 야채와 아구살이 어우러진 찜 또한 맛있다.
    또하나 추운 계절이나 숙취해소에 그만인 복탕은 김 대표가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특별한 비법으로 끓여내 자칫 복요리는 위험하다는 편견을 불식시키며 건강식으로도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복어는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해 엄동설한에도 추위를 잊게 하고 간장 해독작용이나 숙취해소에 좋을 뿐더러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김 대표는 시원한 아구탕과 얼큰한 찜, 삼계탕, 복탕과 복찜 등 탕요리 전문점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지 어언 44년, 대흥관 하면 떠오르는 아구요리의 터주대감이자 한곳에 머물러 명성을 이어가는 진정한 지역의 명소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연로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방에서 직접 음식을 요리하고 있는 것은 김 대표는 대흥관의 음식맛을 잊지 못해 찾아주는 손님들에 대한 보답이자 약속이며 자부심이라고 한다.
    지금도 75년을 이어온 음식과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대흥관에는 200여명을 수용할 만한 넓은 공간과 특별한 손맛, 3대를 이은 정성이 묻어 있다.
    3대를 이은 대흥관 예약문의는 강진읍 동성리 374 전화 061-432-8644로 하면 된다./이주연 기자

     

    ■김현서 대표 인터뷰

     “시어머니에 이어 75년 동안 이어온 대흥관의 역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더 맛있는 음식과 정성으로 손님을 맞이하겠습니다. 또한 친절은 물론 변함없는 정성과 음식으로 그동안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시어머니의 대를 잇고 자신의 대를 이어 며느리와 함께 음식점을 운영해 나가고 있는 3대 음식점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대흥관 김현서 대표는 운영방침을 이렇게 전했다.
    이어 김 대표는 “항상 손님에게 싱싱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대흥관이 써 온 역사만큼이나 깊어진 음식맛으로 지역사회의 발전과 함께 하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손님들을 위한 맛연구와 개발에 힘써 대흥관의 명성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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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연 vkvkdi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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