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가을을 즐길수 있는 조건 한가지

  • 박용기 강진소방서장


  •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여가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요일에 상관없이 연일 산을 찾고 있다. 상쾌한 가을 바람결을 느끼는 산행은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11월부터 12월은 등산객들의 사소한 부주의가 산불을 발생시키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과거 2005년 4월에 발생한 강원도 양양·낙산사 화재는 헬기 65대 인력 21,000여명, 피해액 394억원으로 면적만 973ha가 소실되어 산불의 위력을 이미 실감한바 있고, 최근에는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근주민 25,000명이 대피했으며 주택·상가 등 최소 6,000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최소 사망40명, 실종 300여명 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발생했다. 산불은 건물이나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진행속도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함을 증명해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이렇듯 산불로 인한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는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복구기간도 장시간 소요되고 비용도 피해액과 거의 맞먹게 되는 것을 감안할 때 산불은 전력을 다해 최대한 예방하여야 할 시급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산림이 건조한 상태이며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심하고 강수량이 적어 가을 산불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전국적으로 가을철 산불 조심기간(11월 1일 ~ 12월 15일)에 연 평균 25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피해면적은 평균 0.8ha에 달했다. 가을철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전체의 56%를 차지하여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의 활용, 위험도를 고려한 입산객 관리 및 계도활동강화 산림진화헬기 역량극대화 및 유관기관 공조체제강화 등 다각적인 행정력 투입을 무색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을 사랑하고 즐겨 찾는 시민들의 부주의가 산불화재의 주범이라는 상황은 한번 더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언론매체를 활용한 자발적 공감 유도, 도민과 함께 하는 소방안전문화 캠페인 전개를 통한 화재예방 안전문화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안이기는 하지만, 웰빙 열풍에 힘입어 여가시간과 휴양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산을 찾는 사람들의 절대적인 수에 비례하여 시민들의 화재예방 및 안전문화에 대한 의식도 높아졌으면 한다.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한 화재예방” “산불은 끄는게 아니라 예방하는 것” 시민들이 산불예방에 지속적인 주의와 관심을 가질 때 산림이 주는 아름다움과 넉넉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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