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그리움, 여성대학 동문회

  • 조성숙 여성대한 1기 전 회장



  • 춘삼월이 시작되던 날 봄꽃의 소식을 알리듯 전화 한 통이 왔다. 여성대학 역대 회장들과 만남을 하자는 군청 군민행복과의 전화였다. 

    여성대학 1기 회장을 맡았던 나는 벌써 10년이 흘러버린 여성대학 이름에 잠시 설렜다. 

    그리고 그 시절 우리의 즐겁고 생기 넘쳤던 여성대학 생활을 회상하게 되었다.

    2013년 첫 여성대학 개강은 잔잔한 농촌에서 생활하는 강진의 여성들에게 활기를 찾아준 바람이었다. 강진에서 여성들만을 위한 학교가 생기다니 신선한 충격이었고 기쁘기도 했다. 

    처음 보는 얼굴 혹은 반가운 얼굴 너도나도 모여 한자리에 있으니 새롭고 즐거웠다. 

    대학교수의 강의도 들어보고 여성의 역량을 위한 특별강의도 들었다. 또 접해보지 못한 현장체험, 취미활동, 응급처치 교육, 내 고장 강진에 대한 공부 등 늘 새롭고 반짝이는 경험의 연속이었다.

    대망의 졸업식은 두고두고 우리에게 회자가 되는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그 시간을 떠올리면 우리의 수다는 그칠 줄을 모른다. 

    졸업식 무대를 위해 몇 날 며칠을 모여서 연습을 했었다. 연신 실수가 나와도 그저 깔깔깔 소리만 울려 퍼졌었다. 서로의 가족, 친구들을 초대하고 우리 졸업생들이 아트홀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 긴 하루였다. 청심환까지 먹고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무대에 올랐던 그 시간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3월의 첫 월요일 여성대학 1기부터 10기까지 회장들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고 들었다. 여성대학이 생긴 이래로 이렇게 회장 모임을 주최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 1기는 현재까지도 만남을 이어오고 있고 회장이 2년에 한 번씩 바뀌고 있어서 현재 회장이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11기 여성대학 개강식에 졸업생으로서 신입생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에 서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순간 마음속 불씨가 다시 지펴지는 듯했다. 

    졸업생들이 하나둘 모여 40명, 11일에 다시 만난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노래를 연습하고 동선을 맞추었다. 

    3월 19일 우리는 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 무대에서 11기 신입생들을 위해 깜깜한 무대에서 촛불을 들고 합창을 했다. 졸업생과 신입생이 서로 마주한 그때 말로는 표현 못 할 벅찬 전율이 나를 휘감았다. 우리는 또 이 순간을 추억하고 회자할 것이다.

    여성대학은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하고 가슴 뛰게 만들어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2024년 50대 후반의 인생에 들어선 나에게 눈시울이 붉어질 감동의 추억 한 페이지가 생겼다. 

    아름다운 우리의 시간 또 한 페이지 더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 저작권자(c)강진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신문 news@gjuri.com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