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에게 생생한 병영이야기로 강진의 매력 선물

  • 서금덕 병영주민해설사



  • 나는 올해로 일흔여덟이다. 병영면에서 태어난 토박이다. 고등학교는 광주에서 다녔고 결혼 후에 병영으로 와 지금까지 이 곳을 떠나본 적이 없다. 

    주민으로서 누구보다 마을에 대해서 잘 알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성격 덕에 병영 마을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고, 병영면을 알리는 일도 좋아한다. 도시에서 떠난 친구들이 명절 때 고향으로 내려와 병영면은 아직도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속이 상하는 어쩔 수 없는 고향 토박이다. 

     

    병영면의 인구는 1,200명 정도이다. 내가 사는 한골목길 일대는 성남리, 성동리, 남삼인리, 박동리가 붙어있는 큰 마을이지만 현재는 약 200여 가구만 살고 있을 뿐, 두 집 건너 한집은 빈집으로 방치돼 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사람들이 많이 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을에 생기가 돈다. 마을여행만큼 관광객들을 마을 중심으로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해설사 시작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병영면의 문화관광 자원이 풍부한 만큼 공부할 것도 많았다. 기본적인 사실과 이야기들을 모두 외워야만 여유있게 해설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가 말한 것이 틀리면 관광객들이 강진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것에 이르자 더 열심히 공부했다. 나는 병영 마을여행을 이끄는 나만의 노하우로 사람들과 ‘관광객 맞춤형 해설’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마을여행에 오는 이들은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다. 활기찬 이들도 있지만 피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것들을 잘 파악해서 농담도 섞어 가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마을여행은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타임머신이 되고, 학생들과 청년들에게는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눈에 담는 배움터가 된다. 요즘 트렌드라는 ‘레트로’가 가득한 병영면은 사계절 모든 풍경이 포토존이 되기도 한다.

     

    지금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 못 했다. 하지만 주민해설사를 맡게 되고, 내가 사는 마을을 관광객들에게 더 많이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다.

    마을여행 관광객들에게 전라병영성 남문 누각인 진남루에서 꼭 사진을 남기라고 권유한다. 복원 중이긴 하지만 그 어떤 궁궐보다 장엄하다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전라병영성으로 병영면의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영상인이 생겨난 것도 하멜이 머문 것도, 한골목 옛담장이 쌓아지고 장대거리가 만들진 것도, 모두 전라병영성이 마을을 이어준 덕분이라 나는 생각한다.

     

    나의 소원은 마을여행을 온 사람들이 다시 병영을 찾는 것이다. 

    지금의 내 나이가 되면 의미있게 사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마을여행을 할 때마다 참 보람있다고 생각한다. 나로 인해 사람들이 병영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되고, 또 이곳을 찾아준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강진 병영에 오는 이들이 행복과 감동에 잠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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