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빼빼로 말고 가래떡으로 마음을 전하자

  • 강진군농업기술센터 작물연구팀장 안준섭



  • 이맘때 동네 마트나 편의점 앞을 지나다 보면 어김없이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빼빼로’다. ‘빼빼로데이’라 불리는 11월 11일은 어린이들이나 연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기념일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념일을 통해 서로 기쁨을 나누며 즐거움을 찾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11월 11일은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 날이다. 

    이 날은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의미로 1996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농업인의 날’이다.

     

    하지만 ‘농업인의 날’은 여타 다른 기념일처럼 기념일의 대상인 농업인이 위로받고 감사를 받고 하는 날이 아닌, 일부 제과업계의 배만 불리는 ‘빼빼로데이’로 명명되어 농업인들은 한구석에서 씁쓸한 소외감만 느끼는 날이 되 버린 지 오래다. 

     

    11월 11일이 ‘빼빼로데이’가 아닌 ‘농업인의 날’임을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11월 11일은 농사의 기본인 흙을 뜻하는 ‘흙 토(土)’ 자를 풀면 ‘십일’(十一)이 되고, 이 시기가 추수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때라는 의미에서 ‘농업인의 날’로 지정이 되었는데, 이 날은 ‘농업인의 날’ 하루를 기념하는 의미를 넘어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국민들과 함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통계 작성 후 최소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30년 전인 1989년 소비량(121.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구 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역시 1970년 136.4㎏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 

     

    또한 2가구 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역시 155.5g으로 전년보다 0.2% 줄었다. 밥 한 공기가 100g 정도임을 고려하면 하루 한 공기 반 정도를 먹는 셈이다.

     

    최근 쌀데이(day)인 8월 18일과 더불어 ‘농업인의 날’인 11월 11일을 ‘가래떡데이’로 이름 짓고 우리쌀 소비 촉진을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운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가래떡데이’는 농기구인 ‘가래’에서 유래한 설과 ‘떡이나 엿처럼 둥글고 길게 늘려 만든 토막’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우리쌀을 적극 소비할 것‘을 권장하는 일종의 사회적 함의인 것이다. 

     

    이러한 ‘가래떡데이’의 취지를 굽어 살펴 올해 만큼은 빼빼로가 아닌 가래떡을 자녀들과 가족들과 친구들과 직장동료 들과 나누어 먹으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다음에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이처럼 밥, 즉 쌀은 우리 국민 정서에 정(情)을 나누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주식이고, 식량안보와 공익적 기능 그리고 농업생산의 근간으로 우리 국민들의 삶에 막대한 영향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쌀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소중한 농산물임을 인식하고 오늘 11월 11일, 스물일곱 번째를 맞는 ‘농업인의 날’을 맞아 국민 모두가 쌀에 대한 더 큰 애정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이 날’은 어린이가 가장 행복해 하는 날인 것처럼, ‘농업인의 날’ 하루만큼은 농업인들이 가장 행복해 하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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