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온난화로 인한 쌀귀리 파종시기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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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류의 안전다수확 재배의 기본요건은 적기파종이다. 맥류 재배 매뉴얼에 따르면 월동 전 잎이 5~6매 나올 수 있도록 날짜를 역산하여 파종하는 것이 그 지역의 알맞은 파종적기 라고 되어 있다. 남부지방으로 내려 갈수록 파종기가 늦어지고 같은 지방에서 산간지로 갈수록 5일 정도 빠르게 파종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하면 우리 강진지역의 맥류 적기 파종시기는 10월 25일 11월 5일 정도가 적기 파종 시기다.

    파종적기의 중요성은 맥류를 너무 일찍 파종하면 겨울이 오기 전에 어린 이삭이 생기거나 웃자라서 얼어죽기 쉽고 너무 늦게 파종하면 추위에 가장 약한 시기인 이유기(3~4매)에 월동을 하게 됨으로 얼어죽기 쉬우며, 가지치기가 늦어 수량이 떨어지고, 숙기가 늦어 후작 작물 심기도 늦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류 중에 우리 강진은 전라남도가 지정한 쌀귀리·쌀보리 주산지로 특히 쌀귀리는 전국 제1의 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쌀보리에 비해 추위에 약한 쌀귀리는 최근 2년간 4월달 저온으로 인하여 냉해 또는 저온피해를 입어 많은 농가들의 쌀귀리의 생산량과 품위가 감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약 15년 전부터 우리군 쌀귀리의 출수시기와 수확시기가 매년 아주 조금씩 당겨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파종기 재설정을 고민하고 있던 때에 작년 말 농촌진흥청에서 기후온난화에 따른 맥류의 저온 피해를 줄이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부지역 남부지역 구분 없이 파종 적기는 기존보다 평균 7일 정도 늦춰 짐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을에 심은 맥류가 다음해 봄에 정상적으로 출수?개화하기 위해서는 겨울나기 중에 일정 기간의 저온(일평균 기온 0∼7도)이 요구된다. 이를 ‘춘화’라고 하는데, 최근 겨울철 온난화 현상으로 춘화된 날의 일수(춘화일수)가 증가하고 있었다. 춘화일수가 증가하면 어린이삭의 생성 시기도 빨라지게 돼 봄철 이상저온 피해가 커질 수 있고 실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겨울철(11월∼1월) 춘화일수는 2010년 30일에서 2019년 55일로 25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늦게 심은 맥류는 겨울나기 중 얼어 죽을 수 있으며 반대로 일찍 심은 경우는 3∼4월의 이상저온으로 이삭이 하얀 쭉정이가 되는 백수현상이 발생해 생산량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저온피해는 2020년 전체 보리 재배지의 7.9%에서 발생한 바 있고, 우리군 쌀귀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또한 지난 2016~2017년 전라남도농업기술원 발표자료를 보면 쌀보리, 맥주보리, 밀등 9개 품종을 파종시기를 달리하여 시험재배를 한 결과 10월 25일보다 11월 중순까지 파종을 늦게하면 늦게 할수록 수확량이 증가하는 연구결과도 발표하였다. 최근 몇 년을 살펴보면 우리 강진도 쌀귀리 재배 농가중에 파종을 늦게 할수록 평균적으로 수확량이 늘어났음을 확인하였다.

    기존 파종시기보다 5~7일 정도 늦춰 파종하는 것이 매년 크게 변화하는 기상여건에 매년 맞을 수는 없지만 날로 높아지는 겨울철 평균기온과 월동 후 예기치 못한 강추위, 그리고 4월의 늦추위 등의 기상이변을 생각해보면 이제는 쌀귀리 파종시기를 농업인들, 유관기관이 함께 달리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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