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이삭도열병의 심각성에 대해

  • 지난 해 전라북도에서는 8~9월 신동진 벼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창궐한 병인 이삭도열병은 그 피해규모가 43,193ha로 평년대비 약 17배나 높았다. 다행히 피해 농가인 30,732농가 중 약 93%의 농가가 해를 넘겨 올 초에 겨우 농업재해로 인정이 되어 재해 복구비를 지원받게 되었다. 

    다행히 보상을 받게 되어 농가들은 큰 시름을 덜었지만 지난해 매일 들녘을 오가며 겪어내야 했던 맘고생을 생각하면 우리 지역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언젠가부터 가을장마라는 단어가 생기더니 벼농사에 있어서는 장마철 이후 출수기 전후 잦은 비가 내려 저온, 일조량 감소, 다습한 조건에 놓이게 되었고 올해도 잦은 비가 내리는 게 심상치 않아 보인다.

    도열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Pyricularia grisea로 병원균의 균사가 자랄 수 있는 온도는 14~40℃이고, 병원균 포자가 발아할 수 있는 온도는 15~35℃이다. 도열병은 벼의 유묘기부터 수확기까지 전 생육기를 걸쳐 발생하며, 모, 잎, 줄기, 목, 가지, 벼알에 발병한다.

    병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크게 잎도열병과 이삭도열병으로 구분하며, 이삭도열병은 발병 부위에 따라 목도열병, 가지도열병, 벼알도열병으로 구분하고, 잎에 나타나는 병을 잎도열병, 못자리 시기에는 모도열병, 벼 줄기의 마디에 나타나는 것은 마디도열병 등으로 부르고 있다.

    벼는 생육시기별 또는 식물체의 조직 부위별로 감염에 대한 피해와 보상능력이 다른데 잎도열병의 경우 새로운 잎의 발생으로 병 피해로부터 보상될 수 있지만 이삭목, 이삭줄기, 이삭의 작은 가지, 벼알 등은 한 번 발병이 되면 더 이상 새로운 조직이 재생되지 않고 추가적인 보상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이삭의 발병정도가 바로 피해로 직결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아주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이삭목과 이삭줄기는 광합성 산물이 벼 알로 이행되는 단 하나의 통로로서 이 부위에 감염이 일어나면 이삭 전체가 말라죽거나 쭉정이가 된다. 여름철의 저온(냉해), 잦은 강우와 같은 상황에서는 식물체가 연약해지고 도열병균의 증식과 감염이 활발해 지기 때문에 저항성이 약하거나 약제방제가 소홀할 경우 이삭도열병이 심하게 발생될 우려가 많다.

    이삭목이 도열병균의 침입을 받으면 양분과 수분이 공급되지 않아 침입을 받은 부위의 위쪽은 말라버린다. 

    특히 이삭목이 지엽의 엽초를 완전히 빠져 나온 때로부터 2~3일 이내에 침입을 받으면 백수(벼 알이 차지 않고 벼 이삭이 하얗게 변하는 증상)로 변한다. 이 시기를 지나서 이삭의 침해부위에 따라 가지도열병, 벼알도열병이 된다. 

    이때에는 이삭 전체가 백수로 변하지는 않고 침해를 받은 이삭의 가지만 잘 여물지 않거나 백수가 된다. 목도열병은 이삭의 목에 병원균이 침입할 때 발생하는데 이삭목은 출수(벼 이삭이 나는 현상)를 전후하여 조직이 연약하므로 병원균이 쉽게 침입하여 유관속을 통하여 상하로 증식한다. 일단 병에 걸리면 처음에는 회백색을 띄다가 이삭목을 중심으로 점차 검게 변하면서 많은 포자를 형성한다. 이삭의 가지가 도열병에 걸렸을 때도 증상이 비슷하다. 

    도열병균이 이삭목에 침입한 후에는 방제를 해도 효과가 없으므로 반드시 예방위주의 적기방제를 실시하여야 하는데 약제 방제 이외에는 방제 방법이 없다. 약제 특성에 따라 유제, 수화제, 액상수화제로 방제할 때에는 2회 방제하는데 1차는 한 논에서 벼이삭이 2~3개 보일 때, 2차는 1차 방제 후 5~7일경에 실시한다. 

    이삭도열병 방제는 출수 전·후 약제살포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므로 방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도열병은 약제저항성이 발현이 빠르므로 다양한 계통의 약제를 서로 돌려가며 살포를 해야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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