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

  • 2021년 9월, 꿈에 그리던 사회복지직공무원이 되어 도암면사무소 맞춤형복지팀에 임용된 날을 잊지 못한다. 공직생활의 어려움을 풀어내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기에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그동안 경험하고 느낀 바를 솔직하게 풀어놓고 공직자로서 나아가야 할 목표를 스스로 다잡는 계기가 되고자 몇 자 적어본다.

    내가 속해있는 ‘맞춤형복지팀’은 기존의 복지팀과는 다르게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위험징후가 감지되는 대상자들을 찾아가 복지상담을 하며 발굴한 사례를 통합사례관리로 묶어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출장업무가 잦은 팀의 특성상 도암면 곳곳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할 기회가 많았는데 같은 하늘아래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어 놀랐다.

     

    업무 초반 한 가구를 방문했을 당시 자식들이 멀리 지내고 있어 집안은 엉망에, 다 뜯어진 창호지를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이불로 막아놓고, 단차가 심해 힘겹게 이동하는 할머니께서 신세를 한탄하며 다른 거 다 필요없고 죽는 약만 주면 좋겠다고 하셨을 때 마음이 너무 안 좋아 울컥했던 적이 있었다. 

     

    필요한 모든 것을 다 해드리고 싶었지만 맞춤형복지란 한정된 자원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며, 꼭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명확한 기준을 정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에 감정 또한 잘 다스릴줄 알아야함을 느꼈다.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하여 위기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복지대상자 및 복지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비해 지역사회복지서비스는 1인가구에는 매우 약화되어 있다보니 노인방치를 포함한 복지사각지대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세월이 흘러 노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노인방치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홀몸 어르신에 대한 관심을 가져 사회의 취약계층들에게 보다 수준높은 복지를 증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늘 고민해나가야 겠다.

     

    아직은 신규 공무원으로서 업무적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소외된 이웃들이 혼자 생활하나 이웃과 함께 사는 것과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이들의 대변가이자 이들이 안고 있는 위기를 책임지는 사회복지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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