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량면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강진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저는, 가끔 서적, 논문 검색사이트에서 강진(康津)을 검색해 봅니다. 혹시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 필요한 자료들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입니다. 그렇게 하여 최근 호남 구전자료집 8권(강진군)이라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이 책은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1988년부터 ‘구비문학개론’ 강좌의 일환으로 구비문학 자료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물로, 특히 강진군은 1992년 및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호남지역을 조사한 연구진들이, 호남권에서는 마지막으로 내놓는 결과물입니다(호남 구전자료집은 8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강진군 구전자료는 호남구전자료집 마지막 권인 8권에 기록되어 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름철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시원한 마당 평상에서 수박을 먹으면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듯, 정겹게 이 책을 접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미소가 절로 나는 등 흥겹게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연구진들이 2008년 4월에 강진군의 구전기록을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기록된 이야기들을 흥미있게 읽어서 독자들에게 모든 이야기들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지만, 지면상, 저는 제가 근무하고 있는 칠량면 그 중에서 현천마을 구전자료를 저의 의견은 최대한 줄이고 독자들에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현천마을 유래는 “가물 현(玄) 그랬어...여그가 지금 현재는 현천이라는 것이 ‘가무내’ 그래갖고 옛날 ‘가무내’였는데...냇(川)이 냇이 ’가물현‘ 뭣이 그래서 냇이 돌았다 해서 이름을 지었다 했어”(2008년 4월 3일 동백마을 김형섭 남, 당시 61세 증언). 

    그 다음으로 현천마을 주변 골짜기 이름의 유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계곡이 굽이굽이 다 쌓여 있어도 이 산은 뭐이고...있잖아. 우리 마을 쩌그 선 한나가 불무골, 남한골, 중문골, 가는골, 써레밭골, 등박골 요렇게 나눈 거여. 거 다 전설이 있어.

    뭐냐면 불무골이란 데는 어디가 불무골이냐 하면, 옛날에 대장간에서 대장장이들이 불무[풀무]를 부치고는 성냥[대장질]한 데가 불무골이여...거기서 넘어와서 ’써레밭골‘ 그래 여짝에 넘어오면 한 골짜기 넘어오면 ’써레밭골‘ 하는 디, 우리가 농사지으면 써레를 지면 써레가 갈기갈기 미각에 열 두 가지 찢어졌잖아? 그렇게 찢어진 고을이여, 그래서 다음에 저기 가면 ’중순골‘ 그래. 중이 살았던 고을이라고 말이여...그래갖고 그리 넘어오면은 ’범바우산‘ 그래. 범이 확실히 거기서 살았든가는 모르는데 호식(虎食)도 했다는 거여. 

    그래서 또 이짝에 큰 한 골짜기 넘어오면 에-’얼음박골 그래. 얼음박골이라는 게 진짜 얼음이 있었냐. 그때는 얼음이 위에서-저 바윗돌에서 얼음이 희한히 막 고드름이 얼었다고 해. 그래서 요렇게 와서 ‘성계굴’ 그래 성인이 많이 살고 서당글 지냈어.“(2008년 4월 2일 현천마을 김기신 남, 당시 73세 증언) 

    마지막으로 현천마을 구전자료 중 가장 흥미있게 읽었던 도깨비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초빈(草墳, 초분 시신을 바로 땅에 매장하지 않고 1∼3년 동안 관을 돌축대 또는 평상 위에 놓고 이엉으로 덮어두는 매장법-필자)이라는게 있어. 초빈은 뭐냐 그러믄 그 저 공동묘지 같은 데 운두막을 막 세워갖구 말아먹-여갖구 송장을 막 죽으믄 묻는 것이 아니라 거그따가 딱 장치해 놓은 거여. 

    그러니께 이놈으 캄캄한디 가면 송장이라는 것이 썩으면 눈에서 불이 번떡번떡 하고 그라면 도채비가 난다 이라는 거이여. 그래서 거따 초빈에다 모셔놨는 거여. 모셔놓고 자손들이 가서 인사를 드리고 하는 것이 ……. 옛날에는 도채비가-도채비가 여가 우리 부락 오는데 어트게 심했다는 거여. 도채비가 심했다는 옛날 얘기 들어보면, 그라니께 쩌그서 어느 할아버지가-여기 저 우리 돌아가시기 전에 갔는 할아버지가 올라온께. 어야 업소. 

    내가 업어다 줄게. 그랬어 그거이 뭐냐 하면 도채비여. 그라니께 그 하는 말이 뭐였냐면 도채비라는 것은 침이[을]-[무서워하기 때문에], 나 일침(一鍼)을 놔부린다. 니까 내빼분 거여“(2008년 4월 2일 현천마을 김기신 남, 73세 증언) 

    저는 이 글에서 최대한 저의 서술 및 판단을 제외하고, 칠량면 현천마을 구전자료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물론 완전히 어르신들의 이야기들을 완전히 이해한 독자들도 계시겠지만, 여러 독자들이 저와 같이 어르신의 말씀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천마을 유래 및 골짜기 유래 그리고 현천마을 도깨비 이야기를 흥미있게 읽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부족했지만, 저는 강진군이 유래가 깊은 만큼 각 마을 마을마다 마을 유래와 지명유래 혹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드렸다는 점에서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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