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업 상담 일지

  •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 ‘지역주도형 청년창업 지원 공간’ 공모사업을 강진온벗교육문화공동체와 강진군의 협업으로 강진청년문화창작소 개소를 시작으로, 전남도-강진군-강진온벗교육문화공동체 협업으로 ‘청년일자리카페’사업이 지난 2019년부터 강진청년지원센터에서 진행되며 올해 4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사업 초반기 가장 많이 듣던 질문이 ‘강진에 청년이 있느냐?’ 였다. 

    그 질문에 선뜻 어떤 청년이 있는지, 또 무얼 청년이 원하는지 사실상 지역에서 꾸준히 연구, 확인이 되지 않았고, 지역 청년들을 위한 ‘복지’에 가까운 사안들을 지역에서 처음 화두를 꺼내는 상황이었기에 ‘공감대’ 형성을 위해 우선 ‘찾아가는 일자리 카페’ 시작으로 다양한 장소로 나가 지역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축제장, 도서관, 카페, 터미널, 은행 등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에 부스를 차리고 청년들을 자연스럽게 만나며 지역에 청년들에게 얼마나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았는지 청년들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보통의 성인이라면 타인의 ‘관심’에 일단 경계하는게 일반적이라면 청년들은 ‘관심’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듯했다. 지역에서 딱히 받아본 경험이 없는 ‘관심’이랄까? 언제부턴가 생겨난 ‘청년 복지’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청년들에게 ‘느닷없다’고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습을 받기 때문에 생애주기에 맞는 ‘청년복지’를 지역에서 받아본 경험이 없는 대부분 지역 청년들은 ‘청년일자리카페’ 사업에 대해 관심조차 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곳으로 직접 청년들을 찾아가 홍보하고, 상담하며 첫해인 2019년은 209명 청년 상담을 통해 45명의 지역청년들에게 지역 일자리를 찾아주었으며, 135명에게 취창업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희망차게 맞이한 2020년은 또 한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훅 찾아온 코로나19로 모든 사업이 비대면화로 변경 되면서 청년 취·창업 지원에도 영향이 상당했다. 상담과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새롭게 다시 다짐하며 비대면 방식으로 전화, 문자 서비스, SNS를 통해 사업을 홍보하고, 비대면이지만 더 자주 청년들과 소통하며 그들이 진짜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고자 노력했다. 

    이렇게 청년들과 만나며 차곡차곡 쌓인 경험 속에서 한명 한명 청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안내하고자 노력한 끝에 취업 55명, 창업 10명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기억이 남는 일 중 한 가지를 뽑으라면,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경력을 갖고 있는 청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역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만났을 때 였다. 막 성인이 되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일자리를 구하고 싶은 청년들은 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취업이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때마침 청년에게 일경험을 제공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를 통해 적절한 일자리를 찾아주었던 일이 가장 뿌듯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 청년들이 일경험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지만, 일부는 본인의 생각과는 다른 경험이었다며 퇴사를 결정할 때도 있었다. 아쉽지만 그 또한 청년의 인생의 ‘선택’으로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역할이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든 강진청년센터를 방문하면 지지해주는 그 누군가가 항상 있음을 잊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청년들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는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에서 보면 여자 주인공 ‘염미정’은 30대 초반의 직장여성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특별히 자신을 대화의 중심에 놓는데 능숙한 또래들에 비해, 말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데 재주가 없다. 그래도 늘 웃는 낯으로 경청하고 수더분하게 들어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는 생각한다. 까르르 웃어 넘어가는 또래들을 보면 여전히 낯설다. 저들은 정말 행복한 걸까? 나만 인생이 이런 걸까? 인생이 심란하기만 하다. 

    지역에서 삶을 이루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마음이 염미정의 마음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지역소멸을 이야기하며 도시로 몰려가는 청년들을 보며 우리 청년들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서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을 가꾸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강진청년일자리카페 상담사로서 나의 상담 일지는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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