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마을 당산제, 후손들에게도 물려줘야 하는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 지난 달 14일 칠량면 중흥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날을 맞아 벅수에 대한 당산제를 지냈다. 벅수는 마을공동체의 신앙대상물로 나무기둥이나 돌기둥에 사람의 얼굴이나 악귀 등을 몰아내는 장수신(神)의 얼굴을 그리거나 조각하고 하부 몸통에는 그 역할을 나타내는 천하대장군을 길가에 세우는 신상(神像)으로 흔히들 장승이라고도 한다.
    당산제는 호남지역에서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마을 제사이다.
    호남와 영남 지역에서 주로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당산제는 주로 음력 정월대보름이나 정처, 혹은 10월 대보름에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즉 중흥마을 당산제는 마을의 수호신 당산신의 형상인 벅수에 대하여 제사를 지냄으로써, 중흥마을 공동체 구성원의 사회적 유대와 공동생활의 협동과 단합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공동체 구성원이 정신적인 위안을 가져다준다.
    당산제 전에 중흥마을 주민들은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정돈한다. 정월 3일 또는 4일 마을 사람 중 집에 우환이 없고, 초상, 임산부가 없는 몸과 마음이 깨끗한 집안의 남자 어른들 중에서 3명의 제관을 뽑는다. 당산제 10여일 전에 선정된 제관은 물론 마을 사람 전체가 조심하여 금기를 통하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
    정월대보름 아침에 중흥마을 벅수고개 양편에 세워져 있는 벅수 주위에 짚을 왼쪽으로 꼬아 만든 새끼로 금줄을 드리운다.
    본 제사는 정월대보름에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제관 3명이 당산나무와 선독에 당산제를 지내고 2차로 벅수고개로 이동하여 벅수 앞에 음식을 둔다. 그 후 제관이 잔을 올리고 차례로 여러 번 절하고 마을의 안녕을 축원한다. 당산제가 끝나면 참여한 마을민이 음복을 하며, 새해에도 가정에 건강과 풍요를 마음속으로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마을 전체 주민들이 흥겨운 농악놀이로 하나가 되며 당산제 의식은 끝나게 된다.
    중흥마을 당산제를 지켜보면서, 중흥마을 당산제는 율변마을 당산제와 더불어 강진군 칠량면에서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물려줘야 하는 마을을 단합시키는 전통으로써,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일동안 전통을 지켜주신 중흥마을 주민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단절과 멈춤으로 점철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주기 충분한 위안과 위로의 축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웃은 더 가까워지고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피부로 체감하는 시간이었으리라 확신한다. 백마디 말보다 강한 뜨거운 연대, 지역공동체는 그렇게 끈끈해지고 있었다.
    정월대보름날 보름달같이 환히 웃으셨던 중흥마을 어르신을 기억하며, 군수님을 포함하여 저희 칠량면 직원들을 환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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