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이젠 강진읍에 얼른 가겠든 만

  • 작천면 상평이장 김기조

  • 필자는 작천면소재지에 거주하면서 강진우체국에서 31년을 근무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마다 까치내재를 넘어 종합운동장 뒷길로 나의 일터인 강진우체국을 매일 출퇴근하였다. 수 십 년을 다닌 길이라 눈을 감고도 갈 정도다.
    지난 2015년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는 아무래도 강진읍에 갈 기회가 줄어들면서 특별한 일이 아니면 덜 가는 편이다. 지난 1월 6일 면사무소로부터 강진 향교에서 문화마을 간 도로 개통식에 참여해달라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특별히 바쁜 시기도 아니고 또한 새 길이 났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여 가보기로 했다. 작천에서 출발, 금곡사를 지나 금곡마을 입구에서 약 100여미터 가다 보니 오른쪽으로 곧게 뻗은 도로 위 검게 깔린 깨끗한 아스팔트 포장에 차선이 유난히도 선명하게 보였다.
    아마 여기가 문화마을 입구에서 강진 향교 쪽으로 뚫린 길이겠지 짐작했다. 입구에서 200여m쯤 사거리에 도로개통식 행사장이 꾸며져 있었다. 요란한 풍물패 소리와 함께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개통식에 참석하여 군 건설과장으로부터 경과보고를 경청하니 새로 난 도로는 1.45km, 사업비는 44억 원 정도가 소요됐다고 한다. 행사를 마친 다음날,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호기심에 그냥 차를 몰고 새로 난 도로를 따라가 보았다. 강진향교가 바라다 보이는 길을 지나 강진경찰서 정문에서 좌회전하니 바로 내가 근무하면서 정들었던 강진우체국에 너무 빨리 도착 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문화마을로 진입하여 종합운동장과 생명과학고 앞을 지나 구불구불 한 도로를 지나가다보면 시내로 진입하는 시간이 꽤 지루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주 속 시원히 빠르게 시내를 진입하니 북삼면 주민들이 살판날 것 같다. 내가 강진읍으로 매일 출퇴근 할 때 진즉 뚫어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라도 뚫어졌으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고향인 칠량면에서 45년 전 작천면으로 이주하였고, 30여 년 전부터 얘기가 나온 까치내재 터널공사도 이제 드디어 시작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작천에서 까치내재를 넘어 금곡사로 향하는 길에 가장 급커브인 지역에 암석에 붉은색 페인트로 반달 모양의 선이 그려져 있어 이 지점에서부터 작천면 방향으로 터널을 뚫는구나 하는 것을 직감할 수가 있었다.
    지난 1월 17일 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실시한 새해 영농 실용교육 시작 전에 들었던 북삼면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까치내재 터널공사는 총길이 3.3km에 터널길이가 0.94km이며 총사업비가 607억원이 들어간다고 하니 어마어마하게 큰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열악한 군 재정에 군비는 단돈 10원도 안 들어가고 전액 도비로만 공사를 추진한다고 하여 깜짝 놀랐으며, 이는 우리 군민들에게는 얼마나 큰 혜택인지 모르겠다. 또한 터널공사 총사업비 607억원 중 금년까지 확보된 사업비가 총242억원으로 금년에 500m를 굴착할 예정이며 아마 내년까지면 터널을 뚫는 공사는 끝날 계획이라고 했다.
    계획대로 2025년 사업이 완공되면 작천면 소재지에서 5~6분이면 강진읍에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근 병영, 옴천면 주민들도 그간 생활권이 장흥읍이나 영암읍이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굳이 그쪽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강진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자꾸 줄어드는 인구에 코로나19로 지역경제마저 위축되고 있는 실정에 아주 좋은 사업임은 틀림이 없다. 21세기는 굴뚝없는 공장인 관광산업으로 먹고 살 때라고 하니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강진 벚꽃길 30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강진 벚꽃길 30리는 30여 년 전 비포장도로일 때 군청 직원들이 동원되어 심은 벚나무들이 성장해 이제는 강진의 주요 명소 중 한 곳이 되었다.
    봄이 되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벚꽃 길은 이 근방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군동면 영포에서 까치내재를 넘어 작천면 불티재까지 이어지는 벚꽃 길 30리는 참으로 볼만하다.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여 벚꽃을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차들이 줄을 서고 한여름에 가로수 터널 길을 달리면 온도가 3~4도는 낮아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가을이면 단풍에, 겨울에는 성목이 되어 줄지어 선 아름드리 벚나무들로 운치가 제법 있다.
    또한 지난해 강진 벚꽃 길 30리는 ‘국민의 방송 KBS 9시 뉴스’ 시작 전에 소개된 바 있다. 작천면에 위치하고 있는 북삼면 농기계임대사업소 앞 쭉 곧은길이 나왔다. 참 보기 좋았다. 텔레비전에 나와 전국적인 명소가 될 날도 머지않았음을 느낀다.
    내가 이런 곳에서 산다는 자부심도 느꼈다.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터널공사가 완공되면 살아생전 유독 막둥이인 나를 사랑하신 부모님이 편히 잠들어 계시는 칠량 산소에 가기 좋은 날이 날마다 가까워져 가고 있어 행복하다.
    또한 북삼면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 해결로 읍내로 통학하는 학생들은 물론 강진시장 등을 이용하는 북삼면 주민들의 시간 걱정, 눈 오는 날 걱정을 이제는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갈수록 좋은 세상이 되고 있으니 북삼면 주민분들이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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