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다산(茶山)의 다짐과 우리의 다짐!

  • 다산미래원 원장 진규동 박사


  • “해가 새로 바뀌었다. 군자는 새해를 맞이하면 반드시 그 마음과 행동을 한번 새롭게 하여야 한다. 나는 젊었을 때에 새해를 맞이할 적마다 반드시 그해의 공과(工課)를 미리 정하였는데, 예를 들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책을 뽑아 적어야 하는가를 미리 정하여 놓은 뒤에 실행하였다.
    간혹 몇 달 뒤에 이르러 사고가 발생해서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선(善)을 즐기고 앞으로 전진하려는 뜻 만큼은 스스로 숨길 수 없었다.”
    - 두 아들에게 보냄 계해 (1803, 42세) 원일(元日) / 다산시문집 제21권
    위 글은 다산 선생께서 강진에 유배와 1803년 정초에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분입니다. 고향이 그리워도 갈 수도 없고 가족이 그리워도 볼 수도 없는 억매인 몸으로 애비로서 자식들을 걱정하며 보낸 편지입니다.
    전혀 경험하지도 예상치도 못한 전염병으로 전 인류가 공포에 휩싸여 어렵고 힘든 시간을 뒤로 하고 미련과 아쉬움 속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합니다.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늘 뭔가를 계획하고 다짐합니다.
    다산 선생께서도 새해를 맞이할 때면 어떤 책을 읽고, 또 어떤 책을 뽑아 적어야 하는가를 미리 정하여 놓고 실행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에 확인해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도 있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좋은 생각으로 즐기면서 지속적으로 그 일을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다졌다고 하였습니다.
    선생의 다짐은 무엇보다 마음을 새롭게 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심경밀험(心經密驗)”을 통해서 죽는 날까지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힘을 다하고자 하여 경전을 공부하는 일을 “심경(心經)”으로 맺고자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 바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마음이 있는 곳에 뜻이 있고 뜻이 있는 곳에 실천이 있고 실천이 행해져야만 진정한 군자(리더)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을 살펴보지요.
    마음에 없는 소리로 수많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말로는 무엇을 못하겠습니까? 특히, 정치가는 물론 우리 주변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두 번째는 행동에 대한 다짐입니다. 다산 선생께서는 누구보다 행동하는 개혁가이자 실천가였습니다. 다산은 행함이 없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 행동에 대해서 좋은 예가 바로 다산의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주자학에서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마음가짐인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禮儀)와 지혜(智慧ㆍ知慧)를 열매 속에 씨가 들어있는 것처럼 마음속에 처음부터 들어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산 선생은 그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나서 열매를 맺는 것처럼 사람이 행동한 다음에 그 결과로서 인의예지라는 것이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산 선생께서는 내면에 자리한 추상적인 것으로만 해석하려는 경향을 벗어나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성과로 이루어지는 결실을 소중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새해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일꾼을 뽑는 해입니다. 그리고 불확실한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세계 역시 우리가 마주쳐야 될 또 다른 폭풍우와도 같은 세상입니다. 어떤 일꾼을 뽑아야 할 것인가? 또 불어 닥칠 폭풍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지?
    18년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새해를 맞이하며 다산 선생께서 다짐했던 마음과 행동을 생각하며 우리의 마음과 행동의 다짐은 어떤 결과와 결실을 가져 올 것인가를 새롭게 다짐해보는 설 명절이 되길 기대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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