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세상, 함께 나누는 마음

  • 윤지희 도암면사무소



  • 유년 시절,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비가 오면, 아침에 챙길까 했었던 우산을 두고 왔다는 사실에 괜히 속상하곤 했다. 집에서 학교로 우산을 갖다 주러 올 사람이 없었기에 먼저 하나 둘 떠나가는 색색의 우산들이 부러웠다. 마음속 웅덩이로 침잠해가던 그때 평소 말 한 번 많이 못 나눠본 친구가 같이 쓰고 가자며 제 우산을 씌워주었다. 튼튼하고 넓은 우산은 아니었기에 둘이 쓰고 가면서 서로 한쪽 팔이 다 젖어버렸지만 아무도 툴툴대지 않고 즐겁게 집으로 갔다. 

    누구나 살다 보면 종종 ‘우산’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당장에 크나큰 도움을 바라지 않더라도 그 작은 도움이 간절해지곤 한다. 특히나 코로나19로 더더욱 친지들과 만나기 힘들어 주변에 도와줄 누군가 조차 없는 요즘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인구 대비 65세 노인의 비중이 약 8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의 도암면은 어려움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도암면에는 어려운 이웃들이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커다랗고 튼튼한 ‘우산’이 존재한다. 바로 ‘도암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지사협’)’다. 

    2021년에도 도암면 지사협은 많은 사업들을 운영해 지역민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갑작스런 병환 등으로 영양 갖춘 식사를 만들어 먹지 못하는 가구에 대해서는 ‘사랑의 반찬통’ 사업을 통해 정성 담긴 음식을 전달해드린다. 세탁이 어려운 거동불편 어르신 및 장애인 가구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과의 연계를 통한 ‘클린세탁소’를 운영해 이불 및 의류 등의 세탁 지원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 지사협에서는 신규 특색사업으로 ‘신나는 라디오’를 진행했다. 해당 사업은 코로나19로 이웃과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어 고독감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독거노인 40명을 대상으로 시범 진행된 이 사업은 사업휴대 및 조작이 용이한 라디오에 최신 트로트 등 어르신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음악이 수록되어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각광받고 있다.

    또한 어려운 가정에 대해 주택 신축을 지원하는 ‘공동모금회 매칭그랜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화재로 주택이 소실된 장애인 가구의 경우, 지사협을 중심으로 군,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강진 봉우리회 등 많은 지역사회의 연대를 통해 지난 8월 12일에 따뜻한 새 보금자리로 입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독거노인 가정을 위해 리모컨으로 전등 전원을 끌 수 있는 ‘사랑의 전등’사업, 일정 금액의 택시 이용 쿠폰을 주는 ‘즐거운 외출’ 사업도 운영되고 있어 도암면민에 많은 힘이 되고 있다.

    도암 지사협에서 이러한 사업들이 적극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부유해서가 아니었다. 지사협에서는 십시일반의 마음가짐으로 우리 지역민을 돕자는 마음가짐에서 시작된 기부운동으로 자금을 마련해왔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계하여 진행된 기부운동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가 부담스럽지 않게 기부하자’는 기치 아래 지난 6월경에 누적 1억 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기반으로 지사협에서는 많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개인이 건넨 우산 한쪽도 큰 힘이 되는데, 하물며 모두가 정성 어린 마음을 모아 하는 일들은 얼마나 많은 힘을 발휘하겠는가? 도움을 주는 모든 사람들이 늘 부유해서 남을 도와주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받는 모든 사람들은 그 도움으로 마음 한쪽이 부유해질 것이다. 도암 지사협의 많은 사업으로 강진이 더욱 더불어 행복해지는 사회로 크게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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