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성 담은 도로명주소 아쉽다

  • 지난 24일 도로명주소법 제18조 제2항 및 시행령 제24조 제1항에 따라 관내 새로운 도로명주소 7곳이 고시됐다.
    행정구역 명칭을 반영하거나 2개 마을 명칭을 반영한 새로운 도로명주소와 강진군 문화유산인 고려청자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반영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번 도로명주소 고시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칠량면 송로리 두 곳 도로명 주소가 ‘청자로’로 변경돼 고시됐다. 이곳은 칠량농공단지 내에 위치한 곳으로 ‘청자로’로 변경된 사유가 ‘우리군 문화유산인 고려청자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것.
    하지만 이곳은 고려청자요지와는 사뭇 거리도 멀고 연관이 없어 보인다. 물론 이곳부터 대구면까지 이어진 도로명이 청자로라는 사실에 근거해 변경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 ‘청자로’보다는 ‘칠량농공단지길’ 이런 도로명이 더 찾기 쉽고 적합한 주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도로명 주소를 정할 때는 가급적 그곳의 역사성이나 지역 특성을 살려 결정되는 것이 보편타당한 원리다. 그러나 늦게나마 역사적 배경이 됐던 장소에 의미를 부여한 새로운 도로명주소가 고시된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제자였던 이학래의 집이 있던 길인 강진읍 목리 176-4가 그동안 역사적 인물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견에 따라 강진읍 이학래길 29-20으로 변경된 것이다. 처음부터 도로명주소 변경기준을 역사성에 뒀다면 이런 과오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역사적 인물을 강조한 도로명주소로 반드시 변경돼야 한다는 곳이 주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강진읍 목리 박영옥 열사가 살았던 곳이다. 강진읍 목리 출신 박영옥 열사는 유관순 열사에 비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4.4 만세운동에 앞장선 여성의 대표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열리던 4.4만세운동 재현 행사도 개최되지 않아 만세운동의 주역인 박영옥 열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이 자칫 잊혀지기 십상이다. 4.4.독립만세운동의 정신을 후세에 알리고 나라사랑의 정신을 일깨운다는 의미에서 ‘박영옥길’ 도로명주소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역사에 남는 만세운동의 주역을 기리고 역사의식과 지역주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박영옥길’ 도로명주소가 고시될 수 있도록 지역민 모두의 관심과 동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관리자 news@gj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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