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 ‘박영옥로路’ 도로명 제정 필요

  • 항일독립운동의 발자취가 강진읍 남포리에 가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어 역사의식을 일깨워 준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벌였던 4.4독립만세운동.
    4.4독립만세운동은 전남 지역에서 최초이자 최대 만세운동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그중 열사 박영옥은 처녀의 몸으로 4.4독립만세운동 비밀연락의 임무를 맡아 거사를 성공시킨 구국자일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4.4만세운동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조부는 관서재 선생이며, 백부는 해창 제방의 수문을 맡고, 만세운동 때 가장 많은 재력과 태극기를 숨겨다 나눠준 오빠 박학조는 세곡을 실어 나르던 선주였다. 또 숙모 또한 만세운동의 근거지가 됐던 남포교회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다. 이렇듯 가족들이 4.4 독립만세운동을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발자취를 우리 모두가 선양하며 받들어야 마땅하나 그런 노력들이 서너명에 그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강진읍 남포리 167번지 남포교회 터가 생가인 박영옥은 남포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강진군민 전체가 나서서 감사와 선양에 나서야 할 인물이다.
    일찍이 이러한 노력은 남포마을 출신 소당 이영식씨와 청광 양광식 선생이 시작했으나, 한계에 부딪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매년 열리는 4.4독립만세의 재현에 그치고 있다.
    이제라도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대상을 알리고 청·장년들이 중심이 되어 울려 퍼졌던 그날 함성의 발자취를 새기는 것은 우리들 몫이다. 그 첫 걸음으로 경자년 새해에는 강진읍 남포리 박영옥 열사가 살았던 생가 길목에 ‘박영옥 길’을 만들자.
    영랑로, 다산로…등 우리지역뿐 아니라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빌어 도로명으로 쓰고 있는 사례가 많다. ‘박영옥로’ 라는 도로명 주소를 부여할 경우, 역사적 가치보존은 물론 역사의식 부여에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성을 반영한 도로명은 타인으로부터 쉽게 찾을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남포마을 주민들의 소속감 또한 고취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길 하나, 골목 하나에 어엿한 이름이 생기듯이 도로명이 만들어 지면 박영옥 열사라는 정체성이 새롭게 가치를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들은 한두 사람에 그쳐서는 안된다. 경자년 새해 맞이하는 4.4독립만세 재현행사에는 버젓이 ‘박영옥로’가 만들어진다는 기쁜 소식을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 역사의식을 함께 한 지역민 모두가 관심과 추진에 동참 하기를 고대한다.
     

    • 관리자 news@gj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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