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로 은행나무 ‘이대로 궨찮은가’

  • 가을이면 영랑로 도로를 화사한 황금빛으로 물들였던 은행나무가 휑한 머리만 남겨진 채 서 있기를 두 해째.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잎과 은행열매에서 풍겨지는 냄새 때문에 민원이 일자 군에서는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잘라버렸다. 하지만 은행나무를 대체할 만한 나무를 식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로수로서 은행나무가 구실을 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야말로 광고물 설치하는 데 지주대 역할만 하고 있는 은행나무를 그대로 방치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는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대체 나무를 식재하든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은행나무 열매의 심한 냄새 때문에 고역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랑로 길이 좋았다는 한 지역주민은 소회를 털어놨다. 은행나무는 거리를 아름답게 장식하기도 하지만 열매에서 나는 심한 냄새로 거부감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은행나무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것이 해결책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그만한 크기의 나무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둔 지자체마다 민원을 줄이기 위해 골머리를 앓아 온 것도 사실이다. 고육지책으로 은행나무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바꿔 심는 지자체도 있었지만 교체비용이 만만치 않고 멀쩡한 나무를 없애기도 쉽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느 지자체에서는 악취의 주범인 은행 암나무 수종(樹種) 교체 사업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곳도 있다. 은행 암나무 수종 교체 사업은 은행열매를 맺는 암나무 대신 은행 수나무로 바꿔 심는 방법이다. 예로부터 은행나무는 대기정화 효과가 좋고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순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가로수로 많이 사용했다. 특히 강진군목이 은행나무다. 영랑로에 은행나무를 식재한 이유도 강진군의 군목을 살려보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군목이자 미관에도 좋은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활용하기 위해서 근본적인 대책과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휑한 도로가에 잎이 무성한 가로수가 계절을 이야기 해주는 내년 영랑로의 가을을 기대해 본다.
     

    • 관리자 news@gjuri.com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