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설 명절 맞이하기

  •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조상 대대로, 민족 대명절로 여겨온 설날은, 세시(歲時), 연두(年頭), 연시(年始) 등의 한자어로도 불리며, 차례를 통해 조상을 섬기고, 웃어른에게 세배를 하며 맞이하는 새해 첫날이다. 어릴 적 설날은 때때옷이라는 설빔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세배돈까지 받는, 누구에게나 최고의 날로 기억되는 특별한 날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옛날 같지가 않다. 하지만 설 명절은 여전히 설레고 기다려지는 날이다. 흩어져 사는 가족이나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을 채 남기지 않고 있는 설 명절 경기가 불황의 그늘이 너무도 크고 깊어 예전같지 않다는 한숨소리가 들려 걱정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도 유독 명절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할 정도다. 이는 서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에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이렇게 꽁꽁 얼어붙은 설 경기 분위기는 차례를 준비하고, 가족과 이웃, 친인척과 나눠가지는 아름다운 풍속마저 퇴색시킬까 염려된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힘들 때, 외롭고 어려운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조금씩 나누고 돕는 미풍양속을 실천하는 설 명절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경기침체로 우리네 서민의 삶이 힘들어졌지만, 명절을 맞이해 나눠가지는 상부상조의 정신이야말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라는 생각에서다. 자신도 넉넉하지 않으면서 주위를 돌아다보며 십시일반 나누고 힘을 보태는 사람들은 그나마 우리사회에서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사회기관단체나 개인의 기부 또한 적어지거나 없어지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매년 찾아오던 사회복지시설에도 후원의 발길이 뜸해지고, 명절이라고 해봐야 올 사람이 없이 혼자 보내야 하는 어르신을 살피는 성숙한 손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럴 때 일수록 소외계층을 돌아다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각 사회기관단체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나서야 할 것이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설 명절을 맞아 행여 소외된 이웃은 없는지, 나의 행복을 조금씩 나누어 갖는 설 명절이 되기를 바래본다.
    침체된 경기와 상관없이 설 명절 차례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한 가운데, 그럴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이웃을 잠시 돌아보고, 다독여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그립고, 절실하다.
     

    • 관리자 news@gj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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