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문화교육 미래…지자체 관심 절실

  • 폐교의 아픔을 겪은 여성교육의 요람 성요셉여자고등학교(이하 성요셉여고) 전신에 상호문화교육을 표방하는,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대안 기숙 고등학교인 ‘성요셉상호문화학교’(이하 상호문화고)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성장에 필요한 지원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위기의 청소년들을 위한 이곳이 제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역민과 지자체, 향우는 물론 동문들의 손길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문화고의 전신인 성요셉여고는 1962년 시튼수녀회가 농촌 여성을 교육하기 위해 강진에 설립한 뒤, 강진 여성들의 신교육의 메카로 명성을 날렸다. 54년의 전통을 쌓으며 동문과 지역민의 자부심으로 남을 만큼 큰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지난 2016년 인구감소로 인한 학생수 모집의 어려움과 거점고육성이라는 두 가지 큰 난관 앞에 문을 닫고 말았다. 결코 폐교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결국 학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데는 학교, 지역민, 지자체의 잘못된 판단이 한몫을 거들었다는 뒤늦은 후회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녀회에서는 교육사업 이외에는 어떤 다른 사업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일 상호문화고로 개교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0여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의 연간 운영비는 학생에게 받는 최저의 학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문화와 전통을 가르치고 학습하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공동체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 나가는 상호문화교육의 아픈 부분이다.

     우리지역에서 특히 민족과 인종의 장벽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배우는 이 시대가 요청하는 사람을 키우는 상호문화교육 요람 ‘상호문화고’ 운영은 우리나라 최초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하지만 이런곳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지역민도 많다. 기숙형 공립고 기숙사비와 교육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미비한 학교 시설에 관한 지원, 도서지원 등 다양한 후원의 절실함은 우리가 나눠야 할 몫이다. 또한 학교와 학생을 위한 아무런 댓가 없는 수녀회의 노력과 희생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길이다. 소수의 학생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는 상호문화고의 공동 책무는 비단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고 지원으로 연결되도록 이끌어 가는 것도 위기의 청소년을 위하는 일이다. 미래자산이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에 있다면 위기 청소년 교육의 성공을 위해 후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보람있는 일일 것이다. 54년의 전통을 폐교라는 선언으로 단절시킨 곳에 새롭게 상호문화교육을 꽃피우고 있는 수녀회의 아름다운 뜻과 지자체·기업·개인의 후원이 어우러지기를 기대해 본다.
     

    • 관리자 news@gju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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