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모란공원, 이름이 무색하다

  • 영랑생가 뒤편에 조성된 세계모란공원은 보은산과 연계된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이곳을 찾는 주민이나 관광객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유리온실, 폭포, 모란·작약, 정자, 산책길, 아름다운 야간경관, 강진읍 조망권 등 볼거리를 충족시키기에 모자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모란은 죽어가고, 풀은 무성해서 아침저녁으로 이곳을 산책코스로 삼는 주민들의 눈에 가시처럼 거슬리는 장면들이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

    애써 가꾸면 세계에서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는데도 말이다. 

    당초 세계 모란공원은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의 국가별 모란을 심어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계획이었다.

    또한 세계 각국의 모란꽃을 사계절 볼 수 있도록 유리온실도 만들었지만 세계모란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모란과 중국모란 등 고사 직전의 나무들이 많고 볼거리가 다양하지 않다. 물론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는 이유는 얼마든지 타당성이 있어 보이고, 순환 시스템을 이용해 쉴새없이 안개를 분사하는 등 노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지만 관리 소홀이라는 질책에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모란왕을 소개하는 안내판은 이미 글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워져 있고, 난과에 속하는지, 풀인지 하늘 높이 자라있는 나무와 죽어있는 모란은 한눈에 봐도 관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모란공원은 강진읍에서 접근성이 뛰어나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오간다.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모란과 철쭉이 지고 나면 꽃을 피울 수 있는 대체 나무를 식재해 사시사철 꽃피는 공원으로 조성해야 할 이유다.

    올 4월에는 모란공원을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LED볼라드, 고보조명, 투광등, 모란꽃조명 등을 설치해 야간 경관조명을 업그레이드했다. 격차를 두고 피는 계절별 꽃을 심고, 시설물 유지 보수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모란공원은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주민과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공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관광 강진호의 사랑받는 장소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힘들게 만들어 놓은 공원을 가꾸지 않는 것은 군민과의 약속을 기만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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