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의 권익보호, 함께~

  • 우연히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지난 10일 서울 경복궁 수정전에서 열린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공연 소식을 듣게 됐다. 이 예술단은 모두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으로만 구성돼 있고, 경복궁의 관현맹인제도의 의미를 담아 그곳에서 공연을 했다고 한다.

     관현맹인(管絃盲人) 제도는 600년 전 시각장애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고 궁중악사로 연주하게 했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반영된 일종의 장애인 복지제도다. 세종대왕은 ‘맹인 악사는 앞을 볼 수 없어도 소리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세종 54권, 13년)’고 했다. 얼마나 따뜻하고 배려 깊은 말인가. 지체장애인의 날 되새겨 봐야 할 정책이다.

    우리는 흔히들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농업인의 날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지체장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장애인의 날과는 별도로, 2001년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매년 11월 11일을 지체장애인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1월 11일은 숫자 ‘1’처럼 지체장애인들이 힘차게 일어서기를 바라며,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기를 희망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매년 지체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그들의 자긍심과 화합을 도모하는 친선의 장이 열리기도 한다. 올해도 한 지체장애인협회에서는 지체장애인을 응원하는 이벤트가 눈길을 끌었다.

    지체장애인이라는 다섯 글자로 표현하는 오행시 짓기와 마음이 따뜻한 나눔 이벤트 등을 실시한 것이다. 이는 지체장애인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는 취지일 것이다. 

    전남도에서도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직업재활 강화에 나선다고 한다.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관심을 확대하고 국가에서 책임지고 중증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체 인구 대비 장애인 비율은 2018년 5.0%, 19년 5.1%, 20년 5.1% 등 3년 연속 5%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위한 어려움을 살피고 편의시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었는지 되돌아 볼 때다. 일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그들에 대한 인식개선과 권익을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지체장애인의 날을 지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지체장애인에 대한 인식변화와 제도개선을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질 때 지체장애인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 우리신문 news@gjuri.com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