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해도, 스승의 은혜에 감사해야

  •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굳이 ‘나떼는 말야’ 말하지 않아도 지금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사회적 분위기로 심히 당황스러운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적어도 스승의 날이면 꽃과 선물 고르기에 여념이 없던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은 말이다.

    요즘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고 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인 지인은 스승의 날이 돌아오니 심기가 불편하다고 한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선물을 해드려야 하는지, 법에 저촉되니 그만둬야 하는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단다. 그도 그럴 것이 분명 감사해야 할 날이지만 2016년 공직사회 기강 확립을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스승의 날 풍경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자녀의 담임과 면담을 하러 가면서도 음료수 한박스도 맘대로 전하지 못하는 세상이 됐으니 말이다.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허용하는 금액 이하의 선물이어도 예외 규정에 걸린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략 50대 이상 성인들은 스승의 날이면 스승의 은혜 노래가 울려 퍼지는 교실에서 가슴에 꽃을 달고 수업하는 선생님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교탁에 쌓이는 편지와 선물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스승의 날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기념행사도 생략하는가 하면 재량휴업을 선택한 학교가 있을 정도다. 얼마나 불편하면 그럴까. 매년 진행돼 왔던 스승의 날이 이렇듯 혼란스러워야 하다니 그렇다고 마냥 세태를 탓할 수도 없다. 이제라도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형성 과정을 점검하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일년 중 하루쯤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던 공경의 대상, 선생님의 위상이 조금이나마 위로받는 하루이기를 바란다. 스승의 날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스승의 고마움을 깨우치도록 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기 때문이다. 교사 또한 마냥 스승의 날이 반갑지만은 않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기대감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앞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스승의 날 하루만큼은 값비싼 선물이 아니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보내보자. 그것이 한 줄의 소중한 문구여도 좋다. “스승님께 세상을 배웁니다. 당신의 존재가 저에겐 축복입니다” 이 한마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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