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에서 샤인머스켓 포도 수확이 시작되었다. 샤인머스켓 포도는 껍질째 먹는 씨없는 포도로 특유의 풍미와 높은 당도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농산물이다.
품종을 만드는 육종가들과 재배자들로부터 ‘백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우수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포도 품종으로 올라섰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샤인머스켓 포도 재배 면적이 5,241ha로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38.9%를 점유하면서 4,397ha, 32.7%의 캠밸얼리 품종을 처음으로 앞섰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샤인머스켓 포도 품종의 무분별한 면적 확대에 따른 단가하락을 걱정하는 의견도 많다.
강진군도 2020년부터 샤인머스켓 포도 재배가 본격화되면서 올해까지 10.2ha, 30농가가 재배중에 있어 단기간에 많은 농가에게 선택을 받고 있다.
도입 초부터 급격한 면적 확대를 걱정하여 시설하우스 재배 위주로 조기수확과 품질향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자 현재 30개 농장 모두 시설하우스 재배를 하고 있다.
샤인머스켓 포도는 유전적으로 만생종 품종에 속한다. 따라서 9월 중하순 이후가 되어야 특유의 풍미가 완성되는데 최근 경북과 충북 주산지에서 추석 선물을 겨냥해 수확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다보니 맛없는 포도를 출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 현상은 대량 밭떼기 판매를 주도하는 유통상인들에 의해 나타난다.
추석 전에 판매하면 제값 받기 쉬우나 추석 이후에 판매할 경우 단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샤인머스켓인데 샤인머스켓 포도 맛이 안난다는 불만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에서 포도는 농산물로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논토양 위주의 재배지가 형성되면서 원예농산물이 융성하기 쉽지 않았고 과일농사라고 하면 으레 중산간지역이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겨울철 기후가 온난하고 봄이 빨리 찾아오는 전남은 만생종 포도에 지리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고향인 대구·경북과 비교해 보면 포도 꽃 개화시기가 약 10일 정도 전후로 더 빨라서 수확기를 그만큼 앞당길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여기에 시설하우스와 보온 및 가온 장치를 가동하게 되면 약 한달까지도 빠른 수확이 가능하다.
그 결과 단순히 빨리 시장에 팔 수 있는 효과뿐만 아니라 동일한 시기에 수확할 경우 샤인머스켓 포도의 풍미와 맛이 월등히 뛰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군은 2020년에 전남도에서 공모한 ‘1시군 1특화작목 육성’사업에 샤인머스켓 농가 육성을 목표로 사업비를 확보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겨울철 따뜻한 기온으로 포도꽃이 일찍 피지만 이후 늦서리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시설하우스 장치와 조기수확이 가능한 보온덮개와 가온장비를 지원한다.
또, 국내외 전문가를 수시로 초빙한 교육 컨설팅을 통해 농업인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 판로 확보를 위해 관내 농산물 수출 유통법인과 협력하여 동남아 수출을 시작하였으며 파머스마켓의 로컬 푸드점에 여러 농가들이 출하하면서 지역내 가을철 먹거리를 풍성하게 하고 있다.
포도는 뿌리가 땅속 깊게 들어가지 않는 천근성 작물이다. 뿌리가 토양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심근성 작물보다는 민감하지 않지만 장기재배와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물빠짐이 좋은 재배지가 필요하다.
최근 관내 논토양을 개선하여 포도농장을 만드는 농민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물빠짐을 좋게하고 지력을 높이기 위해 톱밥, 볏짚, 왕겨, 퇴비 등을 충분히 넣어 좋은 농장 만들기에 힘쓰고 계신다.
이러한 농업인들의 노력과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강진을 비롯한 전남 지역도 포도의 주요 생산지로 충분히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난히 빠른 올해 추석 명절에 맛있는 강진 샤인머스켓 포도의 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