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일까?

  • 신유미 강진군도서관



  • 강진군도서관의 역사는 1965년 1월 12일 지금의 ‘강진군 청소년 문화의 집’자리에서 개관하면서 시작 되었다. 이후 변화와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면서 ‘84년 7월 군민회관 이전 운영을 거쳐 ‘86년 2월 본관 준공으로 지금의 자리에 위치하게 되었다. 강진군 도서관은 사람으로 치면 곧 육순을 바라보게 된다. 

    그 오랜 시간 동안 도서관은 삶의 쉼터로, 지식의 배움터로,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선 젊은이들의 치열한 시험 준비의 장으로 군민의 삶 속에서 함께 해왔다. 

    나 역시 학생 시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가끔씩 공부하러 도서관을 찾고는 했다. 물론 그때 공부는 뒷전이고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즐거웠다.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에도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하면 부모님께 꾸지람 대신 칭찬 받았던 기억이 난다. 도서관은 그렇게 학창시절 ‘허용된 작은 해방구’였던 셈이다.

    도서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책이 많은 곳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현재 강진 도서관에는 장서 13만 6천 4백여 권과 디지털 자료 1만 8천 7백 점을 보유하고 있다. 철학에서부터 문학, 종교, 취미, 전문 서적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하며, 매년 4천 여권의 희망 도서와 베트스셀러 위주로 보유 장서를 늘려가고 있다. 도서관이 책을 많이 보유하는 이유는 군민에게 서비스하기 위함이다.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군민이라면 누구나 도서 대출을 하고 있다. 또한 도서를 대여하지 않더라도 책을 빌려 읽기 좋은 최적의 장소가 바로 도서관이다. 열람실을 비롯해 종합자료실의 평온함은 누구라도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코로나로 인하여 종합자료실에 책 읽기가 제한되어 있지만 머지않아 다시 종합자료실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는 군민들을 위해 이동도서관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반복적으로 운영해 책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서관에서 책과 관련된 업무가 전부는 아님을 알 수 있다. 물론 도서관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도서 대출과 군민들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것 임에는 틀림 없지만 도서관은 도서 업무 이외에 강진 군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 역시 도서관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현재 강진도서관에서는 군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교양강좌 및 다양한 초청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예전에 비해 프로그램이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군민들의 지식과 교양 수준 향상을 위한 콘텐츠로 내용도 다양하다. 예를 들면 매주 목요일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여 저명인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있으며, 격주로 글쓰기 교실을 통해 군민들의 글쓰기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도서관에는 철학, 수채화, 인형극, 자수, 영화, 서평, 요가 등 17개 동아리가 활동 중이며, 도서관은 동아리 활동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동아리 활동 지원을 통해 군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군민에게 다가서고 있다. 도서관 운영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군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요구에 의해 함께 만들어 가고 성장해 간다. 군민들의 니즈가 있을 경우, 새로운 프로그램을 군민과 더불어 기획하고 반영해 적극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년 초에는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어린이 도서관이 새롭게 증축되어 개관한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과 독서실 운영으로 어린이층에 특화된 도서관을 만날 수 있게 된다. 특히 2층 다목적실은 넓은 공간에서 안락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놀이공간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이들이 자유로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안전하게 확보할 예정이다. 

    도서관은 늘 열려 있는 공간이다. 군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책도 볼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으며, 취미 생활과 문화적 욕구 충족도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읽는 곳은 아니다. 다양한 문화, 교양, 인문학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군민 곁에서 군민의 문화생활과 지적 욕구 충족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활짝 열린 도서관의 문을 두드려보라. 그 안에는 도서뿐 아니라, 당신의 오감을 즐겁게 할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가 보물상자처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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