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골 강진’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청자는 강진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필자는 강진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고, 청자가 강진을 대표하기에 청자에 관한 기고를 몇 편 쓰기도 했다.
칠량면으로 발령나기 전까지, 강진의 대표적인 도자기는 청자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칠량면에 오니, 칠량면의 옹기는 장미에 이어 대표적인 상품이었고 칠량면 봉황마을에 거주하는 정윤석 선생님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옹기장이셨다.(현재 생존해 계신 국가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은 정윤석 선생님을 포함하여 2명 뿐이다)
정윤석 선생님께서 우연히 필자의 근무지에 오셨는데, 필자는 금년 2월에 정윤석 선생님을 정식으로 찾아뵙기로 하고, 사전에 옹기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이 기고는 필자가 옹기에 대해 공부한 중간 결과물이다.
칠량면 봉황옹기는 2월에 기고를 낼 것을 독자들에게 약속드리며, 이 기고에서는 일반적인 옹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영어로 청자는 ‘celadon’ 백자는 ‘white porcelain’로 쓰인다. 그렇다면 옹기는 영어로 무엇일까? 놀랍게도 영어로 옹기는 한국 발음 그대로 ‘Onggi’로 쓰인다. 옹기만은 영어로 번역할 수 없는 한국이 가진 독특한 문화로 미/영국인들이 인식했을 정도로 한국에서 긴밀하면서도, 단일화시킬 수 없는 각 지역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다.
옹기는 크게 질그릇, 푸레독, 오지그릇 3가지로 구분된다. 질그릇은 진흙으로 만든 뒤 잿물을 입히지 않고 800도에서 900도 사이에서 구워낸 그릇이다. 숨도 많이 쉬고, 습도를 조절하며, 정화작용을 하는 특징이 있어 화로, 시루, 밥통, 화분으로 쓰인다.
푸레독은 잿물을 바르지 않고, 그 대신 가마의 온도가 800도에서 900도까지 올라가면 산소를 차단한 다음, 소금을 가마 안에 뿌리고 1,100도에서 1,200도까지 온도를 올려 굽는다. 그렇게 되면 소금이 녹으면서 흙에 스며들어 물이 새지 않아, 물을 저장하는 독으로 쓰였다.
오지그릇은 진흙으로 만든 뒤, 잿물을 입혀 1,000도에서 1,200도 사이의 높은 온도에서 구운 그릇으로 김칫독, 술독, 물독 등으로 쓰여 옹기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사용되고 있다.
옹기는 단지류, 젓독, 시루, 솥, 뚝배기, 병, 약탕기, 기와, 화로, 등잔, 연적요강, 문어통 등 생활 다양한 곳에 쓰이는데, 필자가 인상깊게 본 옹기로는 병아리물병이 있다. 병아리물병은 병아리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고안된 작은 옹기로, 병아리가 물을 축이면, 축인 만큼 다시 물이 채워지는 특징이 있다. 병아리물병을 보면서 선조들의 동물사랑이 엿보이는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옹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끝으로 기고를 끝맺으려고 한다. 한국의 순우리말에 ‘옹기종기’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 크기가 다른 작은 것들이 고르게 여럿이 모여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나는 이 단어가 강진에도 적용이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 강진이 크고 화려하기보다는 여러 장점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고장 말이다. 필자는 이것들을 하나씩 표현함으로써 강진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